0113. 리장의 하루
이불 밖으로 나오지 못하겠다.
담요안에
몸을 꼭꼭 숨기고 있는다.
그래도 아침이니 일어나야지...낑낑.
"아침바람 찬 바람에
울고가는 저 기러기~" 쎄쎄쎄하면서 불렀던 노래가 갑자기 생각나는건 왜일까?
ㅡㅡ;
몹시 추운탓이다. 중국에서의 14박 중에서 제일 추운 밤이었던 것 같다.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니 그나마 덜 추운가? ㅡㅡ;;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숙소에서 리장 스팡지에까지 찾아가는 길은 어젯밤 '막~주는
기쁨'님이 직접
그려주셨다.
지도를 보고 찾아간다. 가다가 모르면 물어보며 간다.
군것질
이얼싼 친구중에 한명이 중국에서 유학중인 친구이라 의사소통하는데는 아무 문제
없다.
리장 골목을 걸으니..마치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듯하다.
잃어 버린 시간이 있는 곳...
골목 골목을 지날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시간여행에 빠져들었다.
배가 고프다.
배가 고픈건
현실이다.
시간여행에서도 배는 고프다.
아침때를 놓쳤는지 밥집이 보이지
않는다. 밥집 발견!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와
미시엔,
그리고 탄내나는
콩물, 리장빠빠,
쌀죽을
시켰다.
그래봤자 내가 내는 돈은 3원이다.
뱃속이 채워지니 움추러들었던
몸도 펴지고
거리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낯선 동네에 오면 우선
길부터
파악해야 맘이 놓인다.
이곳이 어디쯤이고,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그것이
파악되면 그 다음은 문제될 것이 없다.
리장의 명소 물레방아부터
시작해볼까?
커다란 물레방아 앞은 기념촬영하는
사람들과 호객행위하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기념촬영을
할땐, 나처럼 흔들리게 찍으면 곤란하다...
또한 손을 올려 ^^V
를 만들어주는 정도의 센쓰!!! 가 있어야 한다.
물레방아에서부터 시작되는
중심도로에는 관광객의 발길을 잡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우리도 상점마다
구경하느라고 그길을 그냥 지나쳐본적이 없다.
상점에서 물건 살 때는 적절히
깍아주는 센스~또한 필요하다.
절반의 가격을 불렀는데 그 가격에 줄 때는 몹시
혼란스럽다. 이걸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속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ㅋㅋㅋㅋ
그
길을 따라 계속가면 스팡지에가
나온다.
스팡지에(사방가)에서는 낮이면 나시족 전통복장을 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
춤을 춘다. 관광객은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함께 어울려 춤을 추기도
한다.
격렬하지 않은 나시할머니들의 춤은 귀엽기까지 하다.
이곳은 밤이 되면
모닥불이 지펴지고,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낮보다 조금더 큰 음악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의 웅성거림, 웃음소리가 들린다.
매일
매일 축제의 밤이다.
수로가
길을따라 놓여져있고, 그 수로에는 옥룡설산에서부터 내려온 맑은 물이 흐른다.
지금은
많이 지저분해졌다고 하는데 그래도 깨끗하다.
동양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리장...
이
수로를 따라 카페들이 늘어서 있고 그중 유명한 사쿠라카페에 가면 한국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제육볶음밥, 된장찌게가 맛있었다.
밤이되면 수로를 따라 홍등이
켜지고,
소원을 담을 촛불이 밝혀지고,
때로는 소원을 담은 춧볼이 수로를
따라 흐른다.
붉은 등이 켜진 카페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리장은 이런 동네다.
쉽게
만나 볼 수 없는동네.
'따리'에서 미리 수집한 정보로
꽤 괜찮은 숙소를 저렴한 가격에 잡고
리장의 볕을 즐기며, 사쿠라
카페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제육볶음, 김치찌게, 김치 볶음밥!
중국와서 처음 먹는 한국음식이여서
인지 느무~ 맛있었다.
멋드러진 복장을 한 동양 남정네가 뒤에 뒤에
자리에 앉았다.
시선
완전 끌린다. @@
그는
머리에는 터번을 두르고, 커다란 썬그라스로 눈을 가리고, 피어싱을 하고
중국스런
복장을 하고, 햄버거를 시켜두고, 셀프를 찍고, 차를 마시고, 엽서를 쓴다.
"한국남자는 저런 스타일이
나올 수가 없어요."
"일본
男이 틀림없어!"
"멋지다~~~
같이 사진이라도 찍자고 할까?"
"옷은 여기서 사입었나?"
"어머~
셀프 찍는 것 좀 봐~~~ 햄버거도 맛있어보인다"
"가서
몰래 사진찍고 와봐봐봐"
"근데
우리 이렇게 이야기하다가 저 친구 한국사람이면 완전 쪽팔리겠다"
"에이~~
한국男은 저런 스타일이 나올 수 없다니깐요~ 걱정말아요"
"예전에
베트남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왠지 불안하다...ㅡㅡ;;"
"친구들
한테 엽서쓰나봐~? 우리도 엽서 쓸까?"
우리도 그 스타일 男을 따라
엽서를 썼다. ㅋㅋㅋㅋ
바람이 분다. 앗~~~~~!!!
엽서가 바람에 날려 수로로
떨어져 흘러흘러간다.
스타일 男있는 곳까지 가서야 엽서를 건져낼 수 있었다.
^^;;;
근데......
그가.......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한다..............
"예쁜엽서 많아요..."
헉.
한국인이다.
도대체
우리가,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를
어째 한국인이었다.
아무렇지도 않은척하며,
"리장에는 며칠이나 계셨어요?
호도협엔 언제 가세요?"등등 여행객들이 주고 받을 만한
대화를 나누고는
얼렁~ 내 자리로 돌아왔다.
돌아오기 전에, 우리가 일본인인줄알고 당신이야기
많이 했노라 고백했더니만,
못들었다고
한다.(설마...;;)
쪽팔려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더라 ㅋㅋㅋ
그 스타일 좋은 한국男은 그후 다시 볼 수
없었다.
이메일 주소라도 물어보는건데 말이다~~~ 아까비~~~ ㅋㅋㅋ
그후 우연히
만난 여행객들에게서 똑같은 인상착의를 한 남자를 따리-고려정에서 봤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녀들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ㅋㅋ)
리장의 지붕을 한눈에
볼 수 있는곳
1. 왕고루
2. 방송탑
3. 유스호스텔
옥상
오후에는
왕고루에
올랐다.
입장료가 있어 왕고루에는 들어가지 않고, 방송탑 근처로 가봤다.
나뭇가지에
걸려 지붕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진 않는다.
내려오는 길에 지붕이 내려다
보이는 '카페'에 들러 차 한잔하며, 스케치하며 시간을 보냈다.
리장의 먹거리
1. 샤고판
2. 샤고 미시엔
3. 리장빠빠
그중에
오늘밤엔 샤고판을
먹었다. 트래블 게릴라 웹진에도 삼일 9끼를 먹을정도로 맛있다고 한다.
샤고판은
우리식으로 하면 돌솥밥정도 된다. 밥위에 베이컨과 햄, 그리고 콩 몇알이 뿌려진다.
호호~
불어먹어야 맛있는 샤고판!
2끼 연속으로 먹었더니 나중엔 질리긴 했지만
그
맛은 잊을 수 없다. 통통한 닭발의 형상과 함께 ㅋㅋ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