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니하오 운남 입성
[날씨] 여전히
맑음
어제 늦게 잤는데도 불구하고 아침 비행기 시간 때문에 긴장을 해서인지
알람시간보다 일찍 일어났다.
으슬 으슬 춥다. 오늘은 드디어 운남성에 입성하는
날이다.
살짝 긴장되면서 흥분되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공항에 일찍가면 챙피해!
라고 하셨지만 결국 두시간
빨리 공항에 도착했다.
터벅 터벅 익숙한 면세점을 지나 중국 아쒸 아줌니들이
계신 게이트 앞에 자리를 잡고
한국인 여행자 두명을 기다렸다.
보딩이 시작했는데
명단에 있는 한국인 여행자 두명은 올 생각을 안한다.
혹시 일정을 바꿨나? 별의별
생각을 하고 있는데...
멀리서 배낭을 둘러맨 여자 두명이 온다. 멀리서
봐도 한국인임을 알 수 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그녀들의 직업까지도 짐작해본다.
ㅋㅋ
[세
번째 기내식. 타이항공 와인잔이
계속 탐난다]
쿤밍 공항을 공항에 내리니 이건.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건지
어안이벙벙.
다가오는 택시 기사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코라도 베어갈 듯 느껴졌다.
공항은
해남 버스터미널을 연상케한다. ㅋㅋ
'나'까지 '합이셋'이서 공항밖으로 빠져나와
택시를 잡았다.
우리의 목적지인 G.H.76 주소를 보여주니 약간 모르신 것
같은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시며(알리가 있나~) 그저 웃으시며 출발하신다.
돌아가는
질러가든 목적지까지 가겠지..하는 편한 맘으로 차창밖으로 시선을 돌려본다.
쿤밍엔
봄바람이 분다.
'춘(春)성' 이란 이름처럼 그렇게 봄바람이 불고 따뜻한 햇볕이
반기듯 반짝거린다.
좋구나...
인상좋은 택시 아저씨 결국 돌고 돌고
묻고 돌아 목적지까지 찾아왔다.
30원되는 거리를 50원에 왔으니 말다했지 ;;;;;
우리는
40원만 냈다.
오늘밤 묵을 곳은 GH 76 이라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이다.
새로
지은 곳이라 깨끗하고, 사장님도 좋으시고, 컴퓨터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국제
전화도 저렴하게 할 수 있다. (국내전화는 대충 공짜로 할 수 있고~)
아주 very
Good이다. 단점이 있다면, 시내에서 너~무 멀다는 것.
그 단점 때문에 다음날
바로 숙소를 옮겼다.
:: 홀홀 쿤밍 시내 나들이
::
같이
온 합이셋 언니들과 살짝 헤어져 혼자 게스트 하우스를 나섰다.
슬기님이 소개시켜
준 이광석씨를 만나기 위함이였다.
홀로 집을 나설 때의 그 짜릿함.
햇살은
눈부시고 바람도 적당하고 하늘은 청명하며,
풍경은 낯설어 나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만들고 있었다.
92번
버스 1원을 내고 올라탔다.
버스 맨 뒷자석에 앉는다.
창문은 활짝
열어둔다.
공기는 그리 좋지 않지만 나름대로 운치있다. ㅋㅋ
가방을
앞으로 둘러매고 A4 용지를 한손에 들고 카메라는 목에 걸고
시커먼 썬스라스를
쓰고 있으니 사람들이 쳐다본다.
난
그 사람들을 쳐다본다.
버스는
이길 저길로 한참을 헤집고 다닌다. 날이 밝으니 불안하지도 않다.
옆자리에 앉은
초등학생에게 말을 걸어본다.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지 대충 의사소통이 된다.
내가
가고자하는 최후공위엔(취호공원)이 엄마 회사 근처라고하며 몇정거장 가면 되는지도
가르쳐주었다.
17정거장이었던가? ㅡㅡ;;;
대충 큰 건물들이 보이는데 물어봐도
대답을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좀더 가라는 듯한 강한 인상을 받았지만 '그냥 내려서
택시타야지' 하는 맘으로 도망치듯 내려버렸다.
버스 기사 아저씨 어이없이
쳐다보며 웃는다.
사람들.
내가 바보 같은지 혹은 외국인이 실실 쪼개며 안절부절하고 있는 모양새가 웃긴지
덩달아 웃으며 대답도 잘해준다. 물론 못알아들어서 문제지만...ㅋㅋ
내려서
택시를 잡으려니 앞뒤로 자전거들이
몰려오고, 택시는
안잡히고, 점점
어두워지고,
백화점 직원 정도로 보이는 사람
붙잡고 물어봤으나 별도움안되고(계속
웃기만 함),
내가 있는 위치조차
파악안되고, 게스트 하우스를 나올 때의 기분좋은 설레임은 온데간데 사라진지 오래다.
광석씨에게
전화를 하려면 전화카드를 사야한다. "IC
카~ 주세요."
30원짜리 전화카드를 보여준다.
잔돈이 없어
100원짜리를 냈더니 난해한 표정으로 뭐라뭐라한다.
'100원이 큰돈인가?
잔돈이 없다는 말인가? 아~ 모르겠다.'
다른 가게에 가도 반응은 똑같다. ㅡㅡ;;;;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결국은 아까 그 백화점 직원 도움으로 1원(5마오)을
내고 전화해서 광석씨에게 내 위치를 가르쳐주었고
광석씨가 찾아왔다. 휴~~~~~~~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전화카드 사려도 냈던 100위엔은 태국돈이었다. ^^;;;;; 100밧.]
이제
안심이다.
광석씨 친구 차를 타고 Hotel로 간다. 우어어어어
게다가 Room으로
들어간다. 들어가니 2명의 자리가 셋팅되어있는게 아닌가...!
계속 놀란다 (속으로만ㅋㅋ)
운남음식을
먹어보라며 음식을 시키신다.
예쁘게 치파오를 입은 언니들이 음식을 계속해서
들고 나온다.
탁자는 빙그르르 돌아가는 탁자다. 햐~~~ 좋다.
방콕에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엘레강스여행을 하고 있다.
나오는
음식마다 신기해하며 맛보고,
운남성 이야기와 광석씨 중국에서 사는 이야기를
듣고,
머나먼 게스트 하우스까지 택시로 데려다 주시고,
게다가 내일 석림에도
친구 차 타고 함께 가라고 하시니
연신 "씨에
씨에" "고마워요~"
정말 후한 대접에 몸둘바 모르며 좋아라
고마워라했다.
게스트 하우스에 돌아와 씻고, 속옷 빨고, 인터넷으로 잘 도착했다
소식전하고,
사람들과 보이차 마시며 이야기하고 그러다보니 그간 쌓인 여독에
졸음이 쏟아져
그대로 곤명의 첫날밤을 마무리했다. 
<GH 76. 쿤밍의
한국인 Guest ho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