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3 G.H.의 NO1은 '난로
     오늘의 날씨: 오전에는 비가 살짝 내렸다가 맑아짐. 퍼런 하늘. 하얀 구름. 가끔 내리쬐는 햇살.

am. 6:00
침대3 teacher가 바스락 바스락 준비를 한다. 난 다시 꿈을 꾼다.
침대2 teacher가 부스럭 부스럭 준비를 한다. 잠시 눈을 떳다가 다시 꿈을 꾼다.
침대1 teacher가 후다닥 준비를 한다.

'한꺼번에 할 것이지...거참 요란스럽네..'라고 생각한다.

하늘을 확인하니 회색빛인 것이 비가 오는가부다
따리의 아침 풍경담기는 포기하기로 한다.
이건 나의 게으름 때문이 아니다. 순전히 날씨 탓이다.

9시즘 일어나 세수도 하기 귀찮고, 밥도 먹기 귀찮아 그냥 옷만 주섬 주섬 입고는
난로 앞에서 책이나 읽는다.
'1973 핀볼' 무라까미 하루끼

사람들이 시끌 시끌 모여든다. 책읽기는 포기한다.
No3에서 한시간 동안 난로 앞에서 조.용.히 책읽기란 겁나 어려운 일이다.

슬슬 준비하고 밖으로 나가본다.
비는 그치고 햇볕이 난다.
하늘도 이쁘고 산책하기에 딱이다.
약간 쌀쌀한 것만 빼면...

발길 닿는대로 걸었다. 중국말을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삐끼들이 들러붙어 이야기를 해도
무슨말인지 팅부동. 오히려 편하다.
후꾸러를 지나 인민로를 따라 걸으며 5마오짜리 만두를 입에 물고 천주교 성당을 찾아갔다.
가는길에 대리중학교도 발견해서 들어가려고 하니 수위장님이 못들어가게 하신다.
또 못들은척하며 슬쩍 들어가보고 나왔다. 아쉽다. 학교풍경도 담아보고 싶었는데...

조용한 성당 옆건물에서 무언가를 가르치고 있다.
성당을 둘러보고, 문 앞에 앉아 그림을 그렸다.
한줄 한줄 그어갈 때의 그 느낌..
베토벤의 '운명'(옆 건물에서 음악수업을 하고 있는가보다)과 학교 아이들의 운동하는 소리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혼자인 시간. 상당히 매력적이다.
무언가를 남기든 남기지 않든 상당히 매력적이다.

   

배가 고프다. 어제 먹은 닭고기에 땅콩 뿌려진 국수를 먹을까 하다가 티벳탄 카페에 가보기로 맘을 먹었는데
가는 길에 '커다란 찜통에 김이 솔솔나는 만두집'이 보여 그집으로 들어갔다.
어제 점심에 만난 외국인이 또 먼저 먹고 있었다.
혼자 만두국에 콩물을 마시고 숙소로 들어왔다.
두 번째 만난 그 외국인이 저녁때 아래길에 있는 노란 간판이 BAR에서 같이 놀자고 한다.
우어어어 잼나겠다하믄서 별별 상상을 다한다. ㅋㅋㅋ

숙소에 들어와 타는 장작불 앞에 앉아 다시 1973 핀볼을 읽었다.
타닥타닥 장작타는 소리와 스피커에서 흐르는 대금연주 그리고 앞에 앉은 낯선 男. 조용히 책을 읽는다.
그 순간....꽤 오래 기억될 것 같다.

타닥 타닥 타닥 타닥.....좋다.
넘버쓰리에서 Best1.은 이 난로이다.
 
남조풍정도를 다녀온 사람들이 오늘 리장을 간다길래 같이 따라 가기로 하고
이미 지불했던 숙박비 20원을 돌려받았다.  다행히 체크아웃을 1시간 정도 넘긴 시간이여서,
문사장님이 원칙은 아니지만 그리 해주신단다. 고맙습니다. 꾸벅~
그리하여~ 하루더 있으려고 했던 맘은 귀얇음으로 인하여 후딱 변경되었다.

리장가는 버스 3시 30분.
그 시간까지 한 시간 가량 남아 고성 북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이길 저길을 걷고, 카메라에 담으면서 따리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이곳을 떠난다고하니 왠지 맘이 짠하다. 그새 정들었나보다.
오늘 저녁에 외국인Hello아저씨가 Yellow간판 Bar에 놀러오라고 했는데 쩝..

북쪽으로 걷다가 교회를 발견했다.
안을 구경하고 싶어서 들어갔는데 너댓명의 여인네와 두명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기도를 하고 계셨다.
나도 앉아 기도를 하는데...나도 모르게 눈물이 또로록 흐르는 것이 아닌가....ㅜㅡ
그들의 기도소리에...애원하는 기도소리에 그냥 덩달아 눈물이 나왔다.
주님..저들의 기도를 들어주세요...아멘

넘버쓰리에 앉아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들어오셨다.
한국분이신가보다 근데 익숙한 손놀림이시다. 앗! '수화'를 쓰신다. 반갑다. ^____^
(오지랍의 여왕 teeyang. 가만히 있을 순 없다. 이쯤에서 살짝 나서줘야한다)

"안녕하세요. 한국분이세요? 아~~~"
"오~~ 너 수화잘한다. 어디서 왔냐?"
이러면서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었다.

그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맛사지를 하시고 또한 가르치시고 계셨다.  최명의 선생님.
그보다 더 중요한 일도 하고 계셨지만 인터넷상에서는 공개하지 않는다. 비밀은 지켜져야 한다.^^
할아버지가 하시는 맛사지 집도 구경시켜주시고, 할아버지가 하시는 일도 이야기해주셨다.
감.동.이.다
하나님은 준비된 한사람을 통하여 일하고 계신다.

그곳에서 일하는 중국청각장애인들에게 중국수화로 "고맙습니다"도 배우고,
30분 맛사지도 받게 되었다. 1시간엔 70원이지만 30분만 해줄테니깐 공짜로 받으라고 하시며 활짝 웃으신다.
그집에서 제일 어린 중국언니가 상반신만 맛사지를 해주었다.
쿤밍에서 받았던 맛사지와는 차원이 다르다....손맛!
맛사지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강추한다..
(넘버쓰리에서 내려와 버스다니는 길. 첫 번째 4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세 번째 가게 위치)
30분 맛사지 공짜로 받아서 하는 이야기가 절대 아닙니다. ㅋㅋㅋ

3시 10분. 문사장님과  셀프한 장을 찍고, 인사를 하고
리장가는 버스를 탄다.
버스는 따리꾸청을 지나고 밭을 지나고 얼하이 호수를 지나고
산을 넘고, 그 산을 자전거로 넘는 사람을 지나 6시 30분 가량 리지앙에 도착했다.

드디어. 그 리장에 왔구나!!!!!

알싸한 공기, 따리와는 또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우선 주는 기쁨님이 인솔하는 팀을 따라 숙소에 갔다.
8원짜리 저녁을 풍성히 먹고 바로 옆 숙소에 머물기로 했다.
오늘밤 함께 보낼 친구들은 "군 것질이.얼.싼"
밤기차를 타고 따리NO3에 새벽에와서 시끄럽게 했던 그 팀이다.
군것질 비용이 식비보다 많이 나갔을 법한 사랑스런 그녀들

어쨌든 오늘밤은 그녀들과 한침대에서(침대 3개를 하나로 붙였다) 자게 된다.
전기장판이 없어 무지하게 춥다. 방안에서 호~~~하고 불면 입김이 나올정도니 말 다했지...ㅡㅡ;;
아래위에 담요를 깔고 덮고해도 춥다. 그 숙소 주인장님이 링겔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주셨는데
첨엔 '에고~~이게 얼마나 따뜻하다고??!!' 그랬는데 정말 따뜻했다.
병을꼭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내일은 숙소를 옮겨야지.......

 

처음으로   다음편에 계속...

I beg your pudding? - Yumi's Theme

ちょびっツ Soundtrack
Composed by "P5"
Release date: 2/17/2004
Label: Pioneer Entertainment